민관합동조사단, "BMW 화재 원인은 EGR"


    2018년 자동차 관련 최고의 이슈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BMW 차량 화재'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년 많은 차들이 화재가 발생하지만 우리들의 관점에서 BMW는 고급 브랜드이며, 그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죠. 이에 따라 정부가 나서서 문제 제기하면서 BMW는 대국민 사과까지 하며 일단락 되었으나 원인 규명에 있어 다소 미진한 부분을 민관합동조사단이 나서면서 결과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BMW가 사고 발생 이후 빠른 조치로 더 큰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막았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어떻게 바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민관합동조사단이 BMW 디젤차량의 화재원인으로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내 냉각수가 끓는 현상 등 설계결함을 지목했습니다.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관합동조사단 발표에서 조사단은 BMW 화재 원인으로 EGR 쿨러 균열에 따른 냉각수 누수 및 끓음 현상을 지목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단은 화재발생 원인으로 EGR 쿨러에 균열이 생겨 냉각수가 새고, 누수된 냉각수가 엔진오일 등과 섞여 EGR 쿨러와 흡기다기관(인테이크 매니폴드) 등에 엉켜 있다가 500°C에 달하는 고온의 배출가스와 만나 발화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같이 냉각수가 끓는 문제와 관련해 조사단은 EGR 설계결함인 것으로 판단하고 설계 단계에서 내열성이 부족하게 설정됐거나 허용 범위보다 과도하게 사용되도록 소프트웨어 등이 설정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BMW의 입장도 그대로 수긍하는 분위기입니다. BMW는 "BMW 그룹의 최우선 가치는 고객의 안전이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한국에서 리콜 조치를 완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BMW 그룹은 현재 진행중인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본건을 해결하고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죠


    아울러 국토교통부 조사결과,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본건 차량 화재의 근본 원인은 EGR 쿨러의 누수라는 점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BMW 그룹의 기술적 조사 결과와도 대체로 일치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흡기다기관 자체엔 설계결함이 없으며, 그럼에도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EGR 쿨러 누수가 확인된 차에 대해 흡기다기관 교체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죠.


     

    하지만 여기서부터 서로 간의 의견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EGR 밸브 개폐 문제가 아니라 EGR 밸브의 반응속도가 느리거나 완전히 닫히지 않는 현상이 발견됐다는 것. 하지만 이를 알려주는 경고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하며 때문에 조사단은 특정 조건에서 밸브가 열리는 게 화재 원인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밸브가 자주 열리는 데다 경고를 알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게다가 조사단은 회사가 의도적으로 리콜 범위를 축소하고 은폐하려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BMW가 올해 7월에야 화재와 ERG 간 상관관계를 인지했다고 주장했지만 BMW는 이미 2015년 독일 본사에서 EGR 쿨러 균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설계변경 등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돌입한 것으로 밝혔습니다. 



    아울러 국내 리콜 과정에서도 늑장대응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2018년 7월 BMW코리아가 520d 등 1만6000여 대에 대한 리콜에 돌입하면서 같은 엔진과 부품을 쓰는 차들을 제외했습니다. 이후 BMW는 10월에 52개 차종 6만 5763대를 추가 리콜했다. BMW가 1차 리콜 대상을 축소했다는 것입니다. 



    늑장리콜에 대해선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하는 한편 관련 혐의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고 수사에도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현행법상의 처벌이 이 보다 미약하여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BMW는 입장문과 함께 이와 같이 사과도 했습니다. "이번 건으로 인해 고객 분들께서 겪었을 불안감과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BMW 그룹은 화재의 근본 원인이 확인된 시점에 지체없이 리콜 조치를 개시하였습니다. 다시한번 고객 분들과 한국 국민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BMW는 고객의 안전을 어떤 것보다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으며 회사와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사실상 연장전으로 돌입한 "BMW 화재"는 하나의 혹을 때려다 혹 하나가 더 달린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환경에 의해 또는 각 국의 조달되는 부품에 의해 어떤 불량이나 결함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를 축소하거나 은폐해서는 안됩니다. 확실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매한 딜러사나 제조사는 끝까지 책임져야 할 것이며, 피해 입은 구매자에게는 진심 어린 사과와 보상은 당연히 지급되어야 합니다.



    Posted by 천휘